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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들

층간 소음 - 소극적으로 해결하기

by 산책하기 좋은 날 202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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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혹시 집에 층간 소음 있으신가요. 저희도 층간 소음이 있어서, 다소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대처했는지 써보려고 합니다. 

 

  지금 사는 집은 콩이 낳고서부터 지내게 되었어요. 콩이가 통잠 자기 전까지는 저도 수면 교육에 힘들었습니다. 콩이도 많이 울어서 옆집에 너무 죄송했죠. 그런데 이제 콩이가 돌 지나고부터는 통잠도 자고 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옆집 아기가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윽.. 우리 아기만 잘 키우면 울음소리에서 해방이라고 생각했는데, 옆집 아기는 미처 생각 못했던 겁니다. 

 

  관찰을 해보니 아기의 울음에 주기가 있는거 같더라고요. 저녁 8~9시, 밤 12시, 가끔 새벽에 1~2회 정도 그리고, 낮에 여러 번.. 층간 소음이 심해지면 귀트임이 와서 아주 작은 소리도 잘 들리게 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거 같아요. 귀가 너무 밝아졌어요. 콩이도 귀가 밝아서 무슨 작은 소리라도 들리면(주로 옆집 아기 울음소리) 귀에 손을 가져다 대고 저에게 무슨 소리가 들린다며 신호합니다.

 

  이게 제가 컨디션이 좋으면 그래 아기가 울 수 있지 하며 관대하게 넘어가지만, 육아에 지쳐서 잠을 자고 싶은데 울음 소리가 들리면 신경이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울음소리는 흡사 사이렌 소리 같아요. 목청이 큽니다. 산후조리 마치고 콩이를 데리고 집에 왔을 때, 옆집 아기가 그렇게 어리지 않고, 작년 가을만 하더라도 등원을 하는 것 같아 콩이보다는 몇 개월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비슷하거나, 어리거나, 어디가 아프거나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때는 애기가 저렇게 울어서 옆집 엄마는 힘들어서 어떡하나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컨디션이 좋을 때죠.

 

  어떤 날은 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오늘은 왜 안 울지 하고 조용하다, 이상하네. 하고 있으면 울음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코로나로, 콩이 아빠의 잦은 출장으로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고립되었을 때, 옆집 아이의 울음소리와 아이를 달래는 옆집 엄마 목소리를 들으며 아 저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위안을 받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왠지 영화 그래비티의 산드라 블록과 아닌강이 생각나네요.. 지구에서도 외로울 수가 있는 거였어요.

 

 나름 위안이 되었을 때도 있었고, 콩이 또한 층간 소음의 주범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옆집에 찾아가서 조용히 해달라고 하거나, 제가 벽에다가 직접적으로 맞소음을 만들 수는 없었고요. 몇 가지 소극적으로 대처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보실까요.


  소리나는 집안일을 하기

  고요함을 깨고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요리를 하거나 청소와 같은 소리가 나는 집안일을 합니다. 후드가 켜지면 일단 다른 소리는 안들리더라고요. 

 

  이어폰끼고 유튜브나 팟캐스트 듣기

  가장 확실합니다. 다른 소리는 안 들리고 음원 소리만 들리기 때문에 집중도 잘 됩니다. 단점은 나중에 귀가 아파요. 저처럼 이어폰 끼고 잠들면 안 됩니다..

 

  클래식 켜놓기

  콩이가 자는 시간이 대략 저녁 7~8인데 옆집 아기의 울음소리와 주기가 겹칠 때가 있어요. 잠들라고 하면 울음소리가 들리고 콩이는 무슨 소리가 들린다며 귀에 손을 가져다대고 또 저에게 신호합니다. 콩이가 깊이 잠들기가 어려워서 맞소음으로 클래식을 켜놓습니다. 요새는 저에게도 진정 효과를 주는 드뷔시의 달빛을 켜놓고 있어요. 맞습니다. 영화 트와일라잇에 나오는 그 클래식이예요. 분노 게이지가 높아졌을 때 콩이 아빠가 틀어준 달빛으로 진정한 이후로 자주 듣고 있어요. 클래식이 큰 소음은 아니지만, 울음 소리가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하게 되어서 울음 소리가 상대적으로 작게 들리거나, 안 들리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소음이 없는 장소로 이동하기

  살펴보니 소음이 최대가 되는 장소들이 있더라고요. 콩이가 자는 안방과 화장실이요. 이건 마치 집안에 다른 공간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어떤 주제로 이야기하는지가 다 들려요. 호기심에 들으러 갔다가 싸우는 소리가 골치 아프기도 해서 문 다 닫고 다른 방으로 왔습니다. 이렇게 피신해 있으면 대화가 끝나 있어요.


  앞으로 어떤 소음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이렇게 지내보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집에만 있으니 에너지가 남아서 깊이 잠들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해서 좀 더 활동적으로 지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소음이 있더라도, 저보다 현명하게 지혜롭게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드뷔시의 달빛 들으며 하루 마무리하시는 건 어떠세요. ^^ 어떤 분이 유튜브에 이런 댓글을 남기셨더라고요.

"대체 드뷔시는 어떤 달빛을 봤길래 이런 곡을 쓴 거지"

 

 

지금쯤 꿈나라에 가있을 콩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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