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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영화] 내 연애의 기억 -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

by 산책하기 좋은 날 2021.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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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밤인데 밖이 환해서 보니 눈이 내리고 있네요. 원래 눈을 좋아하는데 요번 겨울은 '또 눈이야?' 하게 돼요. 낮에는 따뜻한 햇빛에 봄이라며 들떠 있었는데, 다시 눈이 오니 겨울로 돌아가버린 느낌입니다.

 

  오늘은 무려 작년에 봤었던 영화 <내 연애의 기억>을 들고 왔습니다. 흥행은 많이 안됐던 작품이에요. 가볍게 멜로물을 보고 싶어서 고른 건데 이게 웬걸요. 왜 그랬는지 함께 보실까요. 

 

  여자는 남자친구와 연애를 끝내고, 격분해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집까지 거리가 멀어 택시 기사에게 퇴짜를 맞죠. 이때 남자가 나타나서 합석을 제안하고 같이 택시를 타고 돌아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그냥 평범한 연애가 시작됩니다.

 

  이상하죠.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질 즈음 남자가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안꺼내요. 저도 여기까지는 남자가 소심한가 이 정도까지만 생각했어요. 


  스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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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전반부는 여자의 시선으로, 후반부는 남자의 시선으로 이루어집니다.

 

  여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남자는 좀 어리숙하기는 하지만, 여자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남자로, 지난 남자 친구들과는 다른 사람이었어요. 송새벽이 남자 역할을 하였는데 어눌한 말투가 잘 어울리시더라고요. 여자는 강예원이 연기했는데 멜로물에도 어울리지만 이 영화에 왜 캐스팅이 되었는지 영화 후반부 가서 알 수 있었습니다.

 

출처: 구글

  여자는 요즘 남자가 수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른 여자가 생긴 것만 같고, 남자의 거짓말들을 눈치채버리죠. 남자의 뒤를 쫓던 여자는 남자의 직장도 거짓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남자가 회사 일로 출장을 간다고 했었는데, 그럼 대체 어디로 출장을 가는 걸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는 남자의 행방을 쫓다가 주점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남자를 발견하고, 자초지종을 따지기 시작합니다. 이때만 해도 여자는 남자에게 실망했지만,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화해를 하고, 남자의 차에 탑니다. 

 

  그런데, 여자의 지인(경찰)에게서 전화가 오죠. 주점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남자를 조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부터 스릴러가 시작됩니다. 

 

  남자의 시선은 이렇습니다. 남자의 아버지가 사고로 일찍 돌아가시게 되면서, 남자는 정말 어렵게 살았어요. 그리고 사고의 장본인을 살해하게 되죠. 이때부터 연쇄살인이 시작됩니다. 너무 안타깝게도요. 뭔가 사회적 장치나, 다른 지인들이 이 소년의 마음을 보살펴줬더라면, 남자가 연쇄살인마로 성장하지는 않았을 텐데. 남자는 평범한 삶을 원했던 것뿐인데 하나의 사건으로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어 버렸어요. 

 

  그렇게 과거에 살던 남자는 여자를 만나면서 다시 평범한 삶을 꿈꾸게 됩니다. 사랑한다고 하지 않고, 어눌하게 행동했던 것은 아마 불안때문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지금의 나를 사랑한다고 해도 나를, 내 과거를 다 알게 된다면 똑같이 나를 사랑할 것인가. 이런 마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 행복해지고 싶어서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출처: 구글

  그러던 중에 여자에게 연쇄살인마임을 들키게 되죠. 만약 여자가 먼저 눈치채지 않고 남자가 먼저 여자에게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 해줬더라면 영화의 결말은 달라졌을까요. 아마 여자는 똑같이 도망쳤을 거 같아요. 연쇄살인과는 별개로 남자가 자신을 아낌없이 사랑해줬던 것은 잊은 채로요. 남자는 어두운 과거가 있었지만 여자를 이해하려고 했고, 여자는 이해받고, 사랑받기만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영화 전반부의 영상이 복선으로 나옵니다. 이 장면들을 보는데 너무 먹먹하더군요. 평범하게만 보였던 연애 장면들에서, 남자가 과거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어요. 아 이 남자가 이래서 저런 행동을 했던 거구나 싶었고요. 예전에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도저히 이해 못할 사람은 없다.


  제일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여자가 차를 타고 남자를 피해서 도망치다가 남자를 맞닥뜨렸을 때, 남자는 눈을 감아버리고, 여자가 탄 차는 남자를 들이받는 장면입니다.... 남자는 돌진하는 차를 피하지 않아요.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여자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은 세상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현실에서 여자만이 구원의 빛이였던 것이죠. 현실에서는 좀 위험한 생각이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에게 자신의 인생을 건다는 것이요. 사랑에 빠지면 이것저것 안 보이기는 할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장치로 남자가 연쇄살인마라는 극단의 설정을 하였지만,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뭔가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합니다. 커플을 비롯한 모든 인간 관계는 그런 것들을 봐주거나, 참아내거나,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겠죠.. 그런데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신은 다른 사람의 이해하기 힘든 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산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는 참아내는 중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쌓이면 나중에 뭔가 일이 터지는 거구요. 자신을 잘 들여다 봐야 알 수 있겠죠. 타인의 싫은 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지, 참아내고 있는지요. 싫은 점을 참아내서 나중에 빵하고 터트리는 것보다는 되도록 빨리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이야기 할 수 있는 상대여야겠죠. ^^..회사 상사에게 말하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자주 얘기해야 되니 귀찮고 껄끄럽더라도요.

 

  영화는 총 3번 봤습니다. 밤에 한번, 낮에 한 번 보고요, 아이 아빠랑 또 봤어요. 밤에는 혼자 보기 무서워서 후반부를 거의 넘겼어요. 강예원 배우는 멜로물에도 잘 어울리지만, 공포물에도 잘 어울립니다.ㅜㅜ.. 낮에는 후반부까지 다 봤구요. 아이 아빠는 별로 관심이 없더군요.. ^^.. 스릴러이지만, 멜로물이어서 그럴까요. 제가 느낀 점을 이야기했더니 별 관심이 없습니다. ㅋㅋ 저는 아이 아빠가 보는 워킹 데드, 진격의 거인도 같이 보는데 멜로물은 같이 보기 힘들어하네요. 제가 영화 보는 걸로 서운할 때도 있는 것 보면 서로가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다른 감정은 안타까움입니다. 남자에게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라도 주어졌더라면 좋았겠다는 거예요. 여자가 그 기회가 되지 못했다는 것도요. 여자와 남자가 서로 아끼고 사랑한 때가 너무 눈부셔서 상대적으로 마음이 먹먹했던 영화였습니다.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을 때, 영화 <내 연애의 기억>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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