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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경험

물고기 베타 기르기 주의사항

by 산책하기 좋은 날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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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려 합니다. 

저는 물고기 기르는데 초초보에 해당하므로 물생활 고수님들께서 보시면 훗~ 하시겠지만, 처음 물고기 키우기에 도전하신다거나, 특히 베타를 환수를 적게 하며 기르려고 생각 중이시라면 아래 주의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함

가능한 2주 기간으로 환수

1일 1회 먹이 주기

어항 내 생물 개체 수는 5마리 내로 최대한 적게 하기

 

아래에 제가 하였던 물생활 전반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1. 물생활 준비물 및 비용

 

생물을 성실하게 잘 돌보겠다는 마음가짐

베타 하프문: 1마리 25,000원(오프라인 구매)

새우: 5마리 15,000원(오프라인 구매)

안시: 1마리 5,000원(오프라인 구매)

베타 먹이: 트로피칼 디-알리오 플러스(Tropical, D-ALLIO PLUS) 100ml 8,000원(싸다군에서 구매, 배송료 포함 11,000원)

뜰채: 900원

어항: 집에 있던 큰 채집통, 물 양은 채집통의 80% 정도(생수 3병 분량)

은신처: 집에 굴러다니는 수초용 미니 화분

작은 자갈, 큰 자갈: 집에 있던 것

식물: 집에서 키우던 스킨답서스

바닥재: 없음

 

2. 환수 주기

어항 물과 어항 안에 있는 물건들에는 우리가 넣어준 생물 외에 이 생물들의 배설물과 남은 먹이를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살고 있습니다. 박테리아가 활동하여 잘 잡힌 물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 하루 묵힌 수돗물과 기존 어항 물이 1:1이 되도록 부분 환수하고(기존 어항에서 살고 있던 박테리아를 일정 부분 유지하고), 바닥재가 없으므로 환수 시에 어항 내 물건들(은신처, 자갈, 식물 등)을 깨끗이 씻지 않았습니다. 우리 집 베타가 살았던 기간을 기준으로 초반/중반/후반으로 구분하였습니다. 후반기는 베타가 매우 아픈 상태입니다.

초반: 2주~1개월 

중반: 2개월

후반: 1주일, 3일

 

3. 먹이 주기

초반: 1일 1~2회

중반: 불규칙적, 최대 1주일 동안 못 준 적도 있음

후반: 물에 불린 먹이로 1일 1~2회

 

4. 부족했던 점

1) 생물의 수가 너무 많았다.

안시는 쪼꼬미 1마리였기 때문에 배설물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새우는 5마리에 배설물이 너무 많아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고 이 배설물들이 물에도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2) 환수 주기가 너무 길었다.

물생활에 게을러진 것이 초여름 부터였는데 물에서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날씨도 더워지고 물이 꽤 안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3) 먹이를 제때 주지 않았다.

어항에 많이 신경쓰지 않아도 이따금 먹이를 주어도 베타가 꿀떡꿀떡 잘 먹길래 계속 그럴 줄만 알았습니다. 집을 장기간 비울 때는 먹이를 미처 주지 못했는데 잘 먹지 못하니 면역력이 약해지고 병이 온 것 같아요.

4) 물생활을 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스스로가 힘들 때면 다른 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기 마련입니다. 생명체를 돌보는 것에는 꾸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몸이 힘들어도 밥은 먹는 것처럼 물생활을 한다면 환수와 먹이주기도 잊지 않아야 될 것 같습니다.


5. 물생활에 대한 단상

 

호기심과 외로움에 물생활 시작하셨다가 다른 일정으로 바빠서 관리가 소홀하면 물고기는 아프게 됩니다. 이쁜 물고기 보며 물멍하려고 했는데 물고기 아픈 모습만 보게 된다면 속상하겠죠?

 

저는 2021년 11월 경에 물고기 베타를 데려왔고 물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베타는 아이아빠의 장기 출장 기간에 저와 아이에게 이쁜 모습 많이 보여주며 힐링하게 해 주었습니다. 베타는 2022. 9. 22에 약 10개월 정도 살다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베타 살아생전에 저희에게 보여주었던 이쁜 모습입니다.

 

 

2021-11-30, 아이 목소리도 함께 나오네요ㅎ 

2021-11-24, 베타가 장가갈 때가 되었는지 거품집을 많이 만들어 두었습니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거품집을 척척~~ 생명은 참 신비롭습니다.

이 모습이 당연한 것인 줄만 알았는데, 잘 먹고 건강하고 물이 좋아야 그럴 수 있었던 것이더라고요. 꾸준한 관리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물생활하는게 힘들 것 같아 환수를 최대한 적게 하는 쪽으로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바닥재 없이 키워도 베타가 잘 지내 주었는데 제가 회사일로 지치고 너덜너덜해져서 다 귀찮고 싫다는 마음이 들어 환수와 먹이 주기에 게을러졌을 때, 베타 꼬리 지느러미가 녹기 시작하며 팝아이가 왔습니다. 양쪽 눈에 번갈아 가면서요. 그 뒤로 환수도 열심히 하고 소금욕도 해주었어요. 새우도 허연 먼지를 뒤집어쓴 것 같은 병이 왔는데 새우는 다 나았고 베타는 세상을 떠났네요.. 안시는 별 증상 없이 잘 살아 있고요.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았더니 화학약품으로 처리를 해주는 것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베타는 이미 그 단계를 벗어난 것 같았어요. 

 

저는 취미 생활이 조금은 사치인 상황이었기에 최소의 비용으로 베타를 길러보기로 했는데, 이것부터 잘 못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베타의 죽음의 큰 원인은 저의 상황 또는 게으름 이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거의 성어일 때 데려왔으니, 아이아빠 말로는 많이 살았다고는 하는데 마지막에 아파서 가니깐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다른 구피, 안시, 코리도라스의 경우에는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1주일 정도 앓다가 하늘나라로 갔었는데 베타의 경우에는 거의 2달 정도 시름시름 앓다가 가는데 정말 보는 내내 마음이 안 좋아요. 아픈 모습을 보는 게 힘들고, 베타 스스로도 얼마나 힘들까, 그냥 편히 빨리 가는 게 더 낫겠다는 이기적인 생각도 하게 되고요. 사실 물멍 자체가 제 욕심이기는 하네요. 

 

다른 물고기들은 집사인 저를 알아본다거나 반가워한다거나 그런 건 느끼지 못했는데 베타의 경우 어느 정도 지능이 있는지 눈맞춤도 하고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고 강아지 같았어요. 아이도 베타가 팝아이가 왔을 때 베타야 아프니 하며 많이 걱정했습니다. 저번에 아이(콩이)가 저에게 "콩이가 죽었어요" 말하길래 너무 놀래서, 그런 말을 쉽게 하는 것이 아니다고 혼내었습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죽음을 알려주어야 하나. 왜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나 알려주어야 하는데 어렵더라고요. 너무 직설적으로 알려주면 어린 마음에 상처인가 싶기도 해서 조심스러웠습니다. 결국 아이에게 베타가 죽은 모습이며, 나무 밑에 묻어주는 것도 보여주며 죽는 건 이런 거야 앞으로 못 보는 거야 슬픈 거야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물생활은 성실함 이라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성실함을 요하는 다른 존재가 이미 있기에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 물생활, 육아, 다른 인간관계 중에서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것에 집중해야겠더라고요. 아이가 클 동안은 육아에 전념하면서 또 기회가 와서 다른 물고기를 만난다면 성실하게 돌보며 힐링하는 물멍을 해보고 싶습니다.

 

베타야 하늘나라에서는 마음껏 헤엄치고 재밌게 잘 지내렴. 우리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잘 가.

 

P.S. 베타 친구들 근황

2022-09-18, 베타가 가고 큰 어항이 필요없어지면서 새우와 안시를 작은 어항으로 옮겨주었습니다. 부끄럼쟁이 안시는 은신처에 숨어 있어 얼굴 보기가 힘드네요;; 새우는 아주아주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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